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되는 애착발달 과정

by 설맘 2022. 9. 15.
반응형

(1) 초기 애착형성 과정

애착을 설명하는 동물행동학적 관점에서 이미 보았듯이, 애착발달은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초기 애착형성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애착형성의 첫째 단계는, 영아가 다른 대상에 비해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 대상을 선호 하면서 특정 대상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대상에게 애착을 보이는 단계이다. 대체로 출생후 2주간이 이단계에 속한다. 

애착형성의 두 번째 단계는, 영아가 어머니와 타인을 구분하면서 시작되며, 본격적인 애착이 형성되는 6~8개월까지 지속된다. 영아는 냄새, 음성, 안는 방법, 얼굴 모습 등 여러 감각 및 지각적 단서들을 통합하여 어머니를 알게 된다. 이 기간에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아기의 독특성을 알게 되고, 아기에게 맞도록 보살피는 방식을 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호적 애착의 기초가 형성되나, 애착대상과 떨어지는 데 대한 저항은 보이지 않는다. 

애착형성의 마지막 과정인 세 번째 단계에서, 영아는 비로소 특정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며, 애착대상과 떨어질 때에는 격리불안을 나타낸다. 애착대상 외의 다른 사람에 대한 낯가림도 이 기간 동안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격리불안은 영아가 애착대상인 어머니에게서 떨어질 때 나타나는 불안반응으로서, 어머니로부터 떨어지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더욱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서구의 경우 격리불안은 6~8개월경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10~12개월에 절정에 다다르다가, 2세경에 소멸된다. 우리나라 영아의 경우 격리불안이 시작되는 시기와 절정기는 각각 7개월과 12개월로 서구와 일치하나, 사라지는 시기는 4세로 격리불안이 서구에 비해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낯가림은 영아가 자신에게 친숙한 애착대상에 대해 형성해놓은 도식과 어긋나는 대상에 대해 나타내는 불안 또는 공포반응이다. 낯가림은 대체로 6개월경에 시작되어 2세경까지 지속된다. 성형란에 의하면 우리나라 5개월 된 영아의 35%, 6개월 된 영아의 63%, 7개월 된 영아의 69%가 낯가림을 하며, 8개월부터 모든 영아가 낯가림을 한다. 우리나라 영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기를 데리고 외출을 자주 하면 낯가림이 적어진다는 보고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반복적 경험에 의해 낯선이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가 감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애착유형

어머니가 아기에게 주는 자극의 양, 반응의 민감성과 안정성 등 어머니와 아기 간의 상호작용 양상에 따라 상이한 애착유형이 나타나게 된다. Ainsworth가 구분한 세 가지 애착유형은 영아의 애착발달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Ainsworth는 아기가 출생하서 만 1년이 넘는 54주까지 매 3주마다 한 번에 네 시간씩 실험실에서 아기와 어머니가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관찰하였다. 관찰이 끝난 직후부터 그는 자신이 고안해낸 '낯설 상황'에서 어머니가 사라지거나 낯선 사람이 다가오거나 할 때의 영아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애착유형을 식별 해냈다.

안정애착 유형의 아기는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가 있는 동안에는 이따금 어머니에게 가까이 가서 몸을 대보며, 어머니가 떠났다가 들어오면 열렬하게 반긴다. 어머니만 있으면 두려움 없이 낯선 상황을 탐색하며, 낯선 장난감에 호기심을 보이거나 가지고 논다. 친숙한 상황에서는 어머니가 잠시 떠나는 데 대해 크게 격리불안을 보이지 않는다. 이 유형에 속하는 아기의 어머니는 아기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기 스스로 노는 것을 충분히 허용해준다. Ainsworth는 이러한 아기를 B유형이라 부르는데 미국의 경우 약60~65%의 아기가 이 유형에 속한다.

나머지 두 유형은 불안정하게 애착된 유형이다. 먼저 A유형에 해당하는 불안정 회피애착 유형의 아기는 어머니가 떠나도 별 동요를 보이지 않으며, 어머니가 들어와도 다가가려 하지 않고 무시한다. 이 유형의 어머니는 아기의 요구에 무감각하며, 아기와의 신체적인 접촉이 적고,화가 나 있거나 초조하며, 거부하듯이 아기를 다룬다. 전체 영아의 약 20%가 이 유형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불안정 저항애착인 C유형은 일반적으로 어머니의 접촉시도에 저항하는 경향이 높다. 어머니가 있어도 잘 울고 보채지만, 어머니가 떠나면 극심한 불안을 보인다. 어머니가 돌아오면 화를 내지만, 불안정 회피유형과는 달리 어머니의 곁에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 어머니와의 접촉에 관심이 없거나 또는 다가가서 안겼다가는 이내 화난 듯이 밀어내버리는 양극적 반응을 보인다. 이 유형의 어머니는 아기의 요구에 무감각하고 아기를 다루는 방식이 어색하지만, 화가 나 있거나 아기를 거부하는 느낌은 없다. 

보다 최근에 애착형성이 불안정하면서도 회피와 저항의 어느 쪽에도 속하기 어려운 영아를 불안정 혼돈애착인 D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유형의 아기는 회피와 저항이 복합된 반응을 보인다.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오면 처음에는 다가가서 안겼다가는 이내 화난 듯이 밀어버리거나 어머니에게서 떠나는 양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반응은 어머니와의 접촉에 대한 욕구는 강하나 어머니로부터 무시당하거나 구박받은 데에서 오는 공포가 공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생후 1세경 각 애착유형의 아기들이 갖는 낯선 상황에서의 전형적인 반응형태는 만 6세에 종단적으로 관찰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inswoth의 낯선 상황에서 우리나라 영아의 애착유형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홍계옥과 정옥분은 안정애착유형이 61.8%, 불안정 회피애착유형이 25%, 나머지 유형이 약 11.2%로서 서구 영아와 유사한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박옹임의 연구에서는 안정애착유형이 약 80%, 불안정 회피애착유형이 약 17%, 나머지 유형이 3%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민정도 73.5%의 안정애착을 보고하고 있어, 안정애착유형이 서구 영아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응형

댓글